독서의 역사
알베르토망구엘지음
정명진 옮김
세종서적
2000년 1월 13일 1판1쇄 발행
2014년 5월 10일 15쇄 발행
2016년 6월 30일 2판 1쇄 발행
2019년 6월 5일 5쇄 발행
2020년 3월 5일 3판 1쇄 발행
2020년 5월 10일 2쇄 발행
2021년 1월14일 구매
책과 독서, 인류의 끝없는 갈망과 독서 편력의 서사시
마지막페이지...7p
(책에 사진이 있다. 사진을 보고 설명하는 글이다.)
젊은날의 아리스토 텔레스, 두 발을 편안하게 꼰 채 푹신한 의자에 앉아, 한 손은 옆으로 늘러뜨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이마를 받친 자세로 무릎 위에 펼쳐진 두루마리를 읽고 있다. 베르길리우스가 죽고 1500년의 세월이 더 흐른 뒤에 그려진 초상화. 터번을 쓰고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베르길리우스가 한 손으로 유난히 튀어나온 콧등 위에 '틀안경'을 잡고서 책장을 넘기고 있다.
성 도미니크 가 넓은 단에 앉아서 오른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두 무릎 위에 펼쳐진 책에 푹 빠져있다. 세상사에는 관심이 없다. 연인 사이인 파올로 프란체스카. 몸을 잔뜩 웅크리고 나무 밑에 앉아서 자신들의 운명을 예고하는 시구를 읽고 있다. 성 도미니크와 마찬가지로 파울로는 한 손으로 턱을 어루만지고 있고 프란체스카는 자신들이 미처 거기까지는 읽지 못하게 될 페이지에 손가락 두개를 끼운 책을 펼쳐 잡고 있다.
12세기경의 이슬람교도 학생 두 명이 의과대학으로 향하던 발길을 멈추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책의 어느 구절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어린 예수가 자기 무릎 위에 펼쳐진 책의 오른쪽 페이지를 가리키면서 사원에 모인 어른들에게 자기가 읽은 대목을 설명하자 어른들은 놀랍기도 하고 납득하기도 어렵고 하여 반박할 근거를 찾느라 각자가 가진 두툼한 책을 헛되이 뒤적이고 있다.
밀라노의 귀족 여성 발렌티나 발비아니의 묘 덮개에 얕게 돋을 새김된 그녀의 상. 생전 모습 그대로 예쁜 그녀는 충직한 애완견이 지켜보는 가운데 먹물 무늬의 책장을 넘기고 있다. 번잡한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 강렬한 햇살에 바싹 탄 바위와 모래 한가운데서 성 히에로니무스는 마치 기차를 기다리는 늙은 통근자처럼 타블로이드 크기의 필사본을 읽고 있다. 한쪽귀퉁이에 히에로니무스의 책 읽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누워 있는 사자가 한마리 보인다. 위대한 인문학자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가 자기 앞의 강의대에 펼쳐진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구절을 발견하고는 친구 길베르투스 코그나투스에게 그 대목에 대해 이야기해 주고 있다.
활짝 핀 서양협죽도에 파묻혀 무릎을 꿇고 있는 17세기 인도의 어느 시인은 시의 맛을 한 점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이제 막 큰소리로 낭송한 시구를 곰곰이 되씹으면서 턱수염을 쓰다듬고 있다. 그의 왼손에는 호화스럽게 장정된 책이 꼭 쥐어져 있다. 우툴두툴 거칠게 다듬어진 경판고 앞에선 한국의 어느 스님은 7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팔만대장경 경판 하나를 뽑아 눈으로 열심히 읽고 있다. 어부이자 수필가였던 아이작 월턴이 위체스터 성당 가까이 흐르는 이첸 강가에서 자그마한 책을 읽는 모습을 그린 그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이 스테인드 글라스 화가가 던지는 충고는 바로 "조용하도록 애쓰라"(Study to be puiet) 이다.
전나(全裸)의 막달라 마리아. 아직 회개하지 않은 그녀는 예쁘게 머리 단장을 하고 황무지의 바위 위에 옷을 깔아 놓고 엎드려 삽화가 곁드려진 커다란 책을 읽고 있다. 타고난 연기 재능에 자부심을 품고 있었던 찰스 디킨스가 자신을 흠모하는 대중들에게 읽어 줄 자신의 소설 작품 한권을 들고 있다. 센 강이 내려다보이는 돌 난간에 기대어 서서 어느 젊은이가 책(과연 어떤 책일까?)에 정신을 놓고 있다.
인내심이 다했던지 아니면 그저 따분함을 느꼈을지 모르는 어느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책을 펼쳐 들고 있고, 빨간 머리의 아들은 오른손으로 책장 위에 문장을 따라 잡으려고 애쓰고 있다. 앞을 못 보는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가 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 책 읽어 주는 사람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더 분명하게 들으려고 눈을 지그시 감고 있다. 단풍으로 울긋불긋한 숲속의 이끼 낀 나무 둥치에 앉아 자그마한 책을 읽고 있는 이 소년은 시간과 공가느이 지배자임에 틀림없다.
이들 모두가 독서가다. 그들의 몸짓, 기술, 독서를 통해 얻는 기쁨과 책임감과 지식은 나의 그것과 똑 같다. 그러므로 나는 외롭지 않다.
알베르토 망구엘 Alberto Manguel
2018년 구텐베르크 상 수상자이자 현재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작가이자 번역가, 편집자,국제펜클럽회원이며, 구겐하임 펠로십과 프라으 예술문화훈장을 수상했다. '책의 수호자''우리시대의 몽테뉴''도서관의 돈 후안'등으로 불리며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수준의 독서가이자 장서가로 평가받고 있다.
1948년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났으나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이스라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십 대 후반에 부네노스아이레스의 '피그말리온'이라는 서점에서 점원으로 일하다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를 만났고, 시력을 잃어가전 그에게 4년 동안 책을 읽어 주면서 큰 영향을 받았다. 1968년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 영국, 타히티, 이탈리아, 캐나다, 프랑스 등에 거주하며 책을읽고 글을 썼으며 1985년 캐나다 국적을 얻었다.
소설과 비소설을 아루르는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하여 그중『독서의 역사』로 프랑스의 메디치 상을,『낮선 나라에서 온 소식 』으로 영국의 매키터릭 상을,『인간이 상상한 거의 모든 곳에 관한 백과사전』으로 독일의 만하임 상을 수상했고 스페인에선 헤르만 산체스 루이페레스 재단상, 이탈리아에선 그린차네 카브르 상을 받기도 했다. 그 밖의 저서로『독서 일기』,『밤의 도서관』,『나의 그림읽기 』,『책 읽는 사람들』,『보르헤스에게 가는 길』,『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은유가 된 독자』등이 있다. 그의 책들은 30여 개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차례
- 마지막 페이지
- 암시읽기
- 눈으로만 읽는 독서
- 기억속의 책
- 글 읽기 배우기
- 찢겨나간 첫 페이지
- 그림 읽기
- 누군가에게 대신 책을 읽게 하기
- 책의 형태
- 혼자만의 은밀한 독서
- 책 읽기의 은유
- 최초의 시작은 진흙 조각에서
- 책 분류의 역사
- 책 읽기와 미래 예언
- 상징적인 독서가
- 갇힌 공간에서의 책 읽기
- 책 훔치기
- 독서가로서의 작가
- 독서가로서의 번역가
- 금지된 책 읽기
- 얼간이 같은 책벌레 이미지
- 끝나지 안는 『독서의 역사』
혼자만의 은밀한 독서 224p
나에게 안락의자에 앉아 읽는 책도 있고, 책상에 앉아 있는 책도 있다. 또 지하철에서나 전차에서, 또 버스 안에서 읽는 책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기차 안에서 앉아 읽는 책은 안락의자에서 읽는 책과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이는 아마 안락의자나 기차에서는 주변으로부터 나 자신을 쉽게 분리 할 수 있기 때문이리라.
영국 소설가 앨런 실리토도 "훌륭한 이야기를 읽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사실 혼자서 기차를 타고 여행할 때이다. 주위에는 온통 낮선 얼굴인 데다가 창으로 낮선 풍경들이 흐르면 책 속에 펼쳐지는 복잡한 삶은 매우 특별하고 강렬한 인상으로 독자의 마음에 각인된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
공공 도서관에서 읽는 책들은 다락이나 부엌에서 읽는 책과는 결코 맛이 같을 수가 없다. 1374년 에드워드 3세는 '자신의 침실에 보관 하기 위해 ' 연애 소설 한 권에 66파운드 13실링 4펜스나 지불했는데, 이는 그런 책의 경우 꼭 침실에서 읽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12세기작품인 『성 그레고리우스의 생애 』에는 화장실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서판을 읽을 수 있는 은밀한 공간'으로 그려진다. 헨리 밀러도 이에 동의한다. "나의 훌륭한 독서는 화장실에서 이뤄졌다"고 언젠가 고백한 적이 있다.
문자, 책, 독서, 탐닉,금기, 분류 ...
6000년간의 그 은밀한 역사를 추적하다!
진흙서판에서 컴퓨터 스크린까지
책 도둑에서 책 검열관, 서적 수집가, 책벌레레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에 보내는 거침없는 찬사와 갈채
☆인생책이라고 말하는 어느 독서유튜버의 추천으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기는 나도 꼭 보고 싶어 구매했다. 아직 구매한지 몇일되지 않아 목차와 보고 싶은 곳부터 뛰엄뛰엄 보고 있다. 책이 459쪽의 두꺼운 책이다. 한꺼번에 처음부터 읽기 보다는 중간중간 보는 것이 내 독서 능력으로는 맞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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